V2L(Vehicle to Load)은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외부 기기에 공급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차량이 움직이는 발전기 역할을 하는 것이죠. 캠핑장에서 전기밥솥, 조명, 노트북, 심지어 전기히터까지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대체로 220V 콘센트로 출력되는 구조입니다.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KG 토레스 EVX 등이 대표적인 V2L 지원 차량입니다. 일반적으로 3.6kW 수준의 출력을 지원해 웬만한 가전제품은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특히 캠핑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자주 하는 사용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하죠.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브랜드 중 하나지만, V2L 기능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반면 현대기아차, 르노, MG 등은 이미 양산 차량에 이 기능을 적극 탑재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요?
이는 기본적으로 제조사의 설계 철학과 차량 전력 시스템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현대기아차는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와 저전압 계통 사이에 ‘양방향 인버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외부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차량 내부에서 전력을 외부로 전송하는 별도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존 구조로는 220V 출력이 불가능하며, 별도의 장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합니다.
테슬라가 V2L 기능을 일부러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배터리 수명 문제입니다. 전기를 외부로 꺼내 쓸 경우 배터리 사이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보증 이슈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테슬라는 V2L보다는 V2G(Vehicle to Grid)나 VPP(Virtual Power Plant) 같은 더 큰 전력 네트워크와의 연계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미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테슬라 배터리를 사용하는 가정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Powerwall)과의 연동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즉, 단기적인 실외 활용보다는 장기적인 에너지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입니다.
테슬라에는 V2L 기능이 기본적으로 없지만, 간접적으로 전력을 꺼내 쓸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식은 ‘인버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차량 내부의 시가잭(12V 포트) 또는 USB-C 포트를 활용해 인버터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소형 기기를 충전하거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이 방식은 출력이 약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우며, 고출력 가전(전기밥솥, 히터 등)은 연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용 시 배터리 전력 소모와 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감안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부 사용자들은 비공식적인 커스텀 인버터 시스템을 차량 트렁크에 설치해 V2L과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기도 하지만, 이는 제조사 보증 외 사용이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V2L 기능은 제조사에 따라 지원 여부와 출력이 다릅니다. 아래는 주요 브랜드의 지원 현황입니다.
- 현대 아이오닉 5, 6: 기본 탑재 / 최대 3.6kW
- 기아 EV6, EV9: 기본 탑재 / 최대 3.6~5.0kW
- KG 토레스 EVX: 기본 탑재 / 약 3.0kW
- 르노 메간 E-Tech: 일부 트림 선택 사양
- BMW, 벤츠, 폭스바겐 등: 대부분 미지원
- 테슬라 전 차종: 공식 지원 없음
향후에는 테슬라 또한 일부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하드웨어 옵션으로 제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명확한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주요 내용 요약
- V2L은 차량 배터리 전기를 외부로 공급하는 기술로, 캠핑 등 실사용에서 유용함
- 현대기아차 등은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지원하지만, 테슬라는 미지원
- 테슬라는 전략적으로 V2G 등 다른 방향에 집중하고 있음
- 간접적으로 인버터를 통해 대체 가능하지만 출력과 안정성에 한계 있음
- 구매 전 V2L 지원 여부와 출력, 활용 목적을 꼭 비교해야 함